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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나와 다른 몸을 배제하는 말들

바보, 병신, 찐따, 땡깡, 간질, 지랄 | 장애가 곧 모욕이던 시절은 정녕 끝났나?

 

 '찐따'는 절름발이를 뜻하는 일본어 '찐바ちんば'의 변형으로 양쪽 다리의 길이가 달라 걷기 불편한 사람, 주로 소아마비를 가진 사람을 비하할 때 사용하던 단어다. 현재는 온라인상에서 '어딘가가 부족해 남에게 불쾌감을 주는 사람'을 비하할 때 흔히 사용한다. 또한 군대에서 '찐빠났다'는 말은 실수하거나 불량이 발생했을 때 또는 자동차 엔진이 이상 작동하는 상황에서 쓰인다. ...

 '땡깡(뗑깡)'은 뇌전증을 뜻하는 일본어 '덴칸てんかん'에서 유래한 말로 억지를 부리며 우기는 모습이 뇌전증 증상과 비슷해 보인다는 이유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보통 '땡깡 쓴다', '땡깡 부리네', '땡강 피운다'라고 사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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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 파행, 절름발이, 쩔뚝이, 정신박약, 정신지체 | '정상'이 없으면 '비정상'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파행'에서 '파跛'는 '절뚝발이'라는 뜻이다. 파행은 절뚝거리며 걷는다는 뜻으로 어떠한 일이나 계획을 순조롭게 진행하지 못하는 것을 비유한다. '절름발이', '쩔뚝이'는 이미 장애인 차별 표현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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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젠더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말들

데이트 폭력, 교제 폭력, 교제 살인 | 친밀한 표현 속에 은폐된 폭력

 

 '연인 폭력', '연인 살인'을 제안하는 다른 이유도 있다. 데이트 폭력에서 문제가 됐던 지점은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강조한 부분이다. 사적인 관계로 치부되며 제삼자의 개입을 차단한 원인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라면 교제 폭력이나 교제 살인 역시 마찬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렇다면 '관계'보다는 '사람(가해자)'을 부각하는 게 낫지 않을까. 가해자가 사랑하거나 사랑했던 연인이라면 피해자가 겪을 딜레마나 이중고가 다른 종류의 폭력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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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존재를 지우고 혐오하는 말들

우리 언어생활 속에 숨은 권력 관계 | 중립은 없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도 어떤 사건을 누구의 관점에서 볼 것인지 가치판단을 요구받는다. 비판적으로 되짚어보지 않았을 때 자신 모르게 강자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례는 많다. ...

 

 언어에는 권력 관계와 가치 판단이 녹아 있다. 민주주의 발전이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가 힘을 얻는 과정이라면, 언어도 인류 보편 가치에 근접해가며 약자의 관점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변화해간다. 약자들이 공동체를 향해 당당하게 발언하기 어렵거나 그들의 입장이 담긴 대체 언어를 주장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는 화려한 수식어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는 강자들이 유리할 때만 선택하는 장식품이 아닌 약자들의 필수권이다.

 

 

... 기억해야 할 내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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