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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가장 중요한 생체정보: 목소리
이를 위해 음성인식 산업의 틀을 이루는 네 가지 기업 전략을 집중적으로 살피고자 한다. 첫 번째 전략은 21세기 시장의 상당 부분을 이끌어가는 '개인화의 소용돌이spiral of personalization'이다. 두 번째 전략인 '길들이기식 감시seductive surveillance'는 사람들이 기기가 가진 매력을 과대평가하고 꺼림직한 기능은 가볍게 무시하게 하고, 이들을 기업이 제공하는 기술로 끌어들인다. 세 번째 전략인 '습관화habituation'는 기업이 제공하는 기술을 사람들이 꾸준히 사용하도록 한다. 네 번째 전략은 '체념resignation'으로, 사람들이 디지털 감시가 찜찜하긴 하지만 도저히 피할 수는 없다고 믿게 해서 신기술을 계속 사용하게 만든다. 네 전략을 모두 분석해보면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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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음성 데이터는 얼마나 강력한가
음성인식 연구자는 이미 그들이 음성으로 그 사람의 신원, 체형, 나이, 계층, 특정 질병, 특정 감정 및 성격을 식별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들은 음성만이 아니라, 말 내용으로 패턴을 이해하는 법을 개발했으며 심지어 때와 장소에 어울리는 음성과 말로 우리를 설득할 수 있다고도 단언한다. 실로 대담무쌍한 주장이다. 하지만 실제로 연구자가 주장한 대로 기술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도 고객 센터 기업은 이미 이런 생각을 실행하고 있다. 고객 센터 기업은 그들이 말과 음성지문으로 개인을 확실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응대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 이해는 주관적 판단과 개념 정의, 시스템이 가진 불가피한 허점으로 걸러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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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일상에 파고든 음성인식
스탯과 와이즈의 말대로 아마존과 구글은 음성인식 기기가 일상화된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진다. 그러므로 두 기업은 고객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공동의 사회적 목표를 위해 서로 협력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음성인식 기기를 사도록 유인하고, 기기에 의한 감시를 우려하지 않도록 안심시키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음성을 넘기는 걸 습관화하도록 만들면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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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언론은 왜 호의적인가
... 독자에게 전한 메시지는, 결국 기기는 유용하고 일상에 필수적이지만 마음에 안 드는 측면은 사용자가 알아서 대처해야 할 일이며 우리가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없다시피 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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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새로운 시대를 위한 제언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결과는 무궁무진하다. 이미 소득, 거주지, 인종과 성별 등 다양한 사실에 근거해 차별적인 제안과 기회를 얻고 있다. 음성 프로파일링은 우리에게 꼬리표를 다는 음험한 수단이다. 좀처럼 바뀌지 않을뿐더러 행태 예측에 좋은 지표가 아니라고 과학자들이 확인한 생리학적 특징과 언어 패턴을 근거로 대출이나 보험 가입을 거부당하거나 더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하거나 구직에 실패할지도 모른다. ...
사람들이 계속 이들 기기를 사용하면서 음성인식 기기는 일상에서 더 친숙하고 편한 물건만 된 게 아니다. 이 때문에 개인은 그걸 멈추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느끼며 경험의 감시라는 부분을 체념하게 됐다. 기업은 모든 종류의 디지털 활동에 대해 이런 태도를 갖도록 부추긴다. ... 그러나 기업이 음성 비서의 활용 습관을 심어주려고 사용하는 길들이기식 감시 전략은 생활 일부로 감시를 받아들이도록 하려는 더 큰 계획에 꼭 들어맞는다. ... 개인화의 소용돌이는 기업에 새로운 이점을 줄 다른 생체정보를 만든다. 정치가와 정부 기관이 이를 따를 것이며, 때로는 그들이 이런 확장을 주도하리라는 상상도 어렵지 않다. 개인은 계속해서 자신에 관한 데이터를 포기하면서 그 순간 자신이 좋은 거래를 하는 거라고 느끼는 한편, 은근히 나쁜 결과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걱정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거래에 대해 체념하는 결말에 도달한다.
소득·인종·민족·교육에 근거한 불평등을 완화하려는 노력 대신 상업·정치·정부 영역에서 이익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은 오히려 사회적 분열을 가속시킨다. ... 음성 프로파일링은 타고난 속성과 관련된다고 추정하는 거래·뉴스·관점·관계·기대로 사람들을 더 몰아갈 수도 있고, 이런 속성은 생리학적이기에 당사자들은 영영 이런 시각을 벗어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
이런 불간섭 접근법은 음성 프로파일링에 특히 위험하다. 음성은 사적이면서도 불변의 특성이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수준의 개인화에 따르는 감시와 프로파일링에는 과거의 다른 공략법보다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있을 모든 생체 프로파일링 침탈에 대해 공적 이익의 기준을 높여야 한다. 바야흐로 우리는 기업에 그 이상은 안 된다는 상한선을 정해줘야 하는 지점에 이르렀다. 만일 개인 생활의 가장 사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음성 프로파일링 사용에 아무 제약도 하지 않는다면 기업은 우리에 관해 무언가를 암시하는 우리의 얼굴, 머리카락, 혈액 등 해부학 및 생리학적 요소에 근거해 끊임없이 우리를 개인화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것이다. ...
... 최근 SNS에서 이슈가 되었던, 가난에 관한 드라마 대사가 떠오른다. 타당한 측정 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무언가가 측정된다는 게 중요하다.
... 반대편에서 소비자들은 기술이 있기에 쓴다.
... 번역의 영향도 있겠지만, 한 번에 읽지 못하고 여러 차례 끊어 읽었다. 그래도 생체 프로파일링을 활용할 때는 다른 경우보다 기준이 더 높아야 한다는 건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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