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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수십 명의 개개인이 자행하고 수백 명의 사람들이 지원하는 공격, 경건한 이슬람 관례의 증가 그리고 위구르 난민들의 튀르키예행 탈출exodus에 대응하여 중국 당국은 "테러와의 인민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유럽과 북미의 국내 대테러 작전과 달리, "인민전쟁"은 위구르족이 조상 대대로 살아온 터전에서 한족 정착민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초법적인 집단 억류 프로그램으로 치달았다. 소수의 범죄자를 표적으로 삼기보다는 신장 내 1,500만 명의 전체 무슬림 인구를 대상으로 한 이 캠페인은 이슬람 관습과 많은 위구르·카자흐의 문화적 전통을 범죄화하는 데 기여했다. 초기에는 종교 지도자들만 수용소로 보내졌지만, 2017년에 이르러 테러와의 전쟁은 위구르인이 이슬람교도가 되는 것 그리고 얼마간은 위구르인 혹은 카자흐인이 원하는 것 자체를 방지하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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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두 얼굴
... 때때로 그들은 경찰보조원과 교사로서의 역할 속에서 "신뢰할 수 있음"이라는 가면 뒤에 숨을 수 있었지만, 스스로의 무슬림 정체성에서는 결코 벗어날 수 없었다. 그들의 인생 여정과 얼굴에서 엿보이는 투르크식 표현형phenotype은 그들보다 앞서 드러났으며, 그들의 민족성은 언제나 그들을 인종화된 의심의 범주에 두었다.
... 인종화된 식민지적 응시는 타자의 현상적이고 문화적인 정체성을 고정시켜, 식민지 권력 구조가 유지되는 한 극복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든다. 피식민자들이 파농이 "흰 가면"이라고 칭했던 식민지의 언어를 아무리 잘 구사하더라도, 그들은 언제나 결여되어 있고 잠재적으로 "두 얼굴"을 가진 사람으로 인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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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며 | 시애틀 뒤에는 신장이 있다
... 시애틀과 캔자스시티, 서울이 팬데믹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일정 부분 중국 서북부의 억압 시스템이 생체 감시 알고리즘을 훈련하기 위한 공간을 개척해온 방식에 달려 있다. 이는 곧 수천 명의 수감자와 자유롭지 않은 노동자의 비인간화를 모른 척하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시애틀은 신장을 앞서기도 한다. 중국 정부의 재정 지원, 글로벌 테러리즘 담론, 미국 산업 연수는 오늘날 중국 기업이 얼굴인식과 음성인식에 있어 세계를 주도하는 세 가지 이유다. 이 과정은 위구르족과 카자흐족, 후이족 사람들을 복합적인 디지털 및 물질 인클로저에 위치 짓게 하는 데 중점을 둔 테러와의 전쟁으로 가속화되었다. 한데 이제는 데이터 집약적인 인프라 시스템이, 신장과 같은 규모는 아닐지라도 중국 전역에 유연성 있는 디지털 인클로저를 구축하는 중국 기술산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 이게 정말 21세기의 이야기인지 의심하며 읽었다. 실은 21세기에 가장 어울리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
... 중국이라는 나라가 가지는 폐해가 내 빈약한 상상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와 아주 멀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팬데믹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에 활용되었던 기술이 아주 조금만 방향을 틀어도 서울이 신장 위구르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럴 수 있는 정치인들이 우리에게도 있다.
... 이딴 말을 하는 것도 신장 위구르에서 정체성을 부정당하며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죄송하다.
... 그러니까 기술로 대체 뭘 어찌할 것인가. 기술부터 개발하고 볼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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