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6 ~ 20, 대만여행 1일차 (가오슝 공항 - 타이난)
세 번째 대만 여행, 그리고 첫 번째 지방(타이난-가오슝) 여행이었다.
이전까지는 대만에 늘 동행하는 친구가 늘 빡빡하게 일정을 짜왔던 반면, 내가 주도했던 여행 같기도 하고.
타이난과 가오슝 모두 가고 싶은 곳을 구글맵에 모두 찍어두고 전날밤 의논해서 구체적인 일정을 정했다.
첫날은 오후 늦게 가오슝 공항에 도착해서 곧장 타이난으로. 다른 종류의 기차를 갈아타고 가야 해서 잠시 혼란이 있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캐리어를 끌고도 어렵지 않은 환승이었다.
그런데 타이난역에서 내렸을 때는 택시기사 아저씨와 소통이 되지 않아 한참 씨름했고, 내려서 뒤에 있는 택시 아저씨들과의 호출한 끝에 어떻게 어떻게 대화하고 출발했다. 사실 아저씨가 목청을 높이길래 내리라는 건 줄 알고 놀랐었다(한국에서 택시를 탄 여성이라면 흔히 상상할 수 있는 전개). 이후 친구와 복기해 본 결과 1) 우리가 목적지로 작은 사원을 얘기했고 2) 기사 아저씨는 사원이 문을 닫은 시간이라 거기 가는 게 확실한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친구는 중국어 소통이 어느 정도 되는데 기사 아저씨 말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사원에 제대로 도착해서도 에어비앤비 숙소를 찾느라 조금 시간이 걸렸다. 구글지도에 나오지 않는 작은 골목에 있는 곳이라. 전통 가옥을 경험해 보고 싶어서 고른 곳이었는데 옛날 사람들 살기 어려웠겠구나;;;라는 깨달음만 얻었다. 좁은 건 둘째치고 얇은 벽을 옆집과 공유하고 있어 소음에 취약하다. 이유는 모르지만 친구가 잠을 설쳤고 덕분에 나도 잠을 설쳤고... 잊고 싶은 밤이 되었다.
하지만 동네 자체는 좋았다. 어쨌든 대만이니까!
타이난의 밤공기는 누구든 사랑에 빠진다는 초봄이나 초가을처럼 선선하고 상쾌했다. 션농지에가 가까워서 걸어갔다.
늦은 밤이라 등이 켜진 가게가 많지 않았지만 용의 해 기념? 연등 전시를 하고 있어서 즐겁게 구경했다. 세 번째 사진의 용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호기심 많게 생겼어.
늘 그리웠던 대만의 골목.
번화가의 북적이는 술집에는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고, 숙소까지 되짚어 오며 적당한 곳을 찾다가 조그마한 이자까야에 들어갔다. 향에 약한 나와 친구에게는 일본식 밥집/주점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 구이 솜씨가 기가 먹혀서 안주를 섭렵했다. 타이난이 점점 더 기대되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