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엘레나는 알고 있다 -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TheEnd
2023. 8. 21. 12:13
I. 오전 두 번째 알약
... 제게 아무 이름도 붙이지 않는 편이 좋겠어요, 신부님. 만약에 신부님이나 성당이 제게 붙일 이름을 찾아낸다면 앞으로 제가 어떤 사람이 되고, 또 어떻게 살아갈지 결정할 권리를 앗아가버리는 것일 테니까요. 아니면 내가 어떻게 죽을지 결정할 권리마저도 말이죠. 그러니까 이름을 찾는 건 포기하시는 게 좋겠어요. 말을 마친 그녀가 다시 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어머니요, 엘레나. 당신은 지금도 여전히 어머니예요.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거고요. 아멘. 그녀가 짧게 답한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고 자리를 뜬다.
... 마지막까지 엘레나가 옳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몰랐고, 또 모른다는 사실을 외면하려 했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본 <마스크 걸>의 김경자가 떠오르기도 했다.
... 따로 옮기지는 않았지만 파킨슨병에 대한 묘사는 무척 괴로웠다...고 써도 될까?
... 여자의 몸을 얽어매는 수많은 굴레... 그리고 몸이라는 굴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