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소희 Next Sohee, 2023

- 2023년 3월 5일(일)

- 씨네인디U

 

 보는 내내 소희의 편에서 '어떻게 이럴 수 있어'라고 읊조리면서, 이건 어른의 책임유기일까 일말의 정의감일까 고민했다. 인간들이, 어른들이 어떻게 자기보다 더 어리고 약한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취약하다는 사실을 오로지 착취의 수단으로만 활용할 수 있어. 그냥 이 나라는 다음 세대를 가질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온갖 상황판을 가득 채운 숫자들을 보면서, 내가 전공했던 산업공학 그리고 그 기저를 이루는 과학적 관리가 악마의 숫자놀이라는 생각을 했다. 인간을 숫자로 환산하기 시작한 순간 다 틀렸구나. 영화가 현실과 유일하게 다른 것이 형사 유진의 존재라지만, 유진조차 홀로 절규하다 멈추어 서고 만다. 우리에게는 아주 많은 유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