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결산
<이달의 여행지> 안영생활체육공원
- 다소 의아한 선택일 수 있지만, 그날 하루를 생각하면 여행이라 정리해도 될 것 같다. (실제로 고속도로를 타고 가기도 한다.) 대전시장기 여자축구대회에 참가하게 되어 안영생활체육공원에서 꼬박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단 1초도 출전하지 못했다. 사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것보다는, 뛰지 못하는 나에 스스로 움츠러 들어 스태프처럼 구는 게 너무 싫었다. 어디서나 쓸모를 인정받고자 하는 이 몹쓸 마음가짐. 해가 진 후에야 모든 경기가 끝나 천막을 정리하게 되었을 때 (아무도 요청하지 않았지만) 차 전조등으로 빛을 비추다 배터리가 나가 (다른 팀들이 겨루는) 결승전은 보지도 못하고 중간 탈주하게 되어버린 마무리도 완벽했다(우리 팀은 준결승에서 졌다, 그리고 사람들은 내가 경기에 뛰지 못해 맘이 상한 나머지 가버린 줄 알았단다). 이후로 축구팀에서 활동하는 데 현타가 왔고... 이제는 정말 운동 삼아 하고 있다.
<이달의 새로움> 고혈압 환자가 되다
- 혈압이 높아진지는 꽤 됐는데 아직 나이가 많지 않으니 운동으로 (살 빼는 게 더 직방이겠지만 엄두가 안 났다) 조절해 보려 했다. 하지만 축구를 꾸준히 해도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 논문 초고 마친 김에 심장내과에 갔다. 3개월간의 혈압 기록을 가져갔더니 병원에서 재면 너무 높게 나오는 것도 인정해주셔서 괜히 기뻤다(남들은 잘 안 믿더라고). 병원을 찾는 사람치고는 혈압이 높지 않았던 것 같고, 심장 변형도 거의 없다고 해서 (즉 고혈압이 된지 얼마 안 되서) 가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중. 다행히 약하게 처방해 준 약을 먹으면서 혈압이 정상 범위에 들어왔다. 약 먹어서 조절할 수 있으면 됐다.
<이달의 소비>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 학교 생협에 플라워 원데이 클래스가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마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수업이 열려서 신청했다. 수업료 외에 재료비를 5만원 냈는데 재료 들고 오신 걸 보고 (질이나 양이나) 당황했다. 인원이 4명밖에 안 되서 소매로 가져오신 건가...? 그래도 리스 만드는 과정이 내가 좋아하는 무식한 반복노동이라 즐겁게 만들었다. 만드는 법을 알게 됐으니 내년 겨울부터는 내가 꽃시장에서 좋은 재료 사다가 대량 생산에서 주위에 나누어 줄까 생각 중.
<이달의 음악>
- 딱히 듣지 않았다.
<이달의 공연/전시> 크리스마스 지브리&디즈니 콘서트 - 대전
- 크리스마스를 끼고 놀러온 큰언니와 동생을 위한 이벤트로 예매했었다. 큰언니는 지브리 애호가이고 동생은 디즈니의 넘버들을 좋아함.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는 일반적인 오케스트라보다 규모가 좀 작았지만 자주 하는 프로그램이라 그런지 연주가 좋았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곡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1부가 정말 좋았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찔끔 났을 정도. 2부는 남자 뮤배 분이 좀 캐스팅 미스여서 안타까웠다.
<이달의 영화> 수프와 이데올로기
- 역사와 여성, 노화, 돌봄, 가족이 층층이 겹쳐서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였다. 영화도 좋았지만 이후 감독의 책을 읽고 이 영화의 진가를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이달의 책>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 양영희
<이달의 문장>
- 우리는 정상적인 생리적 과정에 가치 판단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 오랫동안 젊음과 출산만이 귀중하게 여겨져 온 여성들의 신체에 관해 논의할 때는 특히 그러하다. - <완경 선언> 中
<이달의 인물> 김연경
- 동생이 올라온 김에 흥국생명의 수원 원정경기 티켓팅에 도전했고 (아무것도 모른 채) 흥국생명의 원정석을 얻어서 배구황제님 직관하고 왔다. 대단한 팬은 못 되지만 한 시대를 풍미하는 선수를 눈으로 봐두고 싶었달까. 멋있고 신나고 즐겁고 다 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시길.